수험수기: 심리학과 17학번

정보 종류
교과학습
연락처
정보없음
홈페이지
http://eyefree.org
상세내용
'우리들의 공부하는 시간'에서 제공해주신 학습수기입니다.
아이프리-동호회-우리들의 공부하는 시간 으로 접속 가능합니다.


수험생 후배 여러분께 보내는 글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로 나마 자랑 스러운 후배 여러분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먼저, 지금 이 순간에도 몸과 마음을 바쳐 치열하게 수험생활을 하고 있을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가뜩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조급할 시기인데, 뒤숭숭한 안팎의 세상 때문에 더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아 정말 안타깝네요. 저 역시 수험생으로써 느꼈던 고충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에 더 걱정이 큽니다. 그렇지만 이 시간 역시 반드시 지나가기 마련이고, 그러고 나면 여러분 모두 꿈꿔 왔던 미래를 맞이하고, 지나온 시간들 사이에 있던 보석들을 발견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인내하고 계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수능을 준비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2016학년도와 17학년도 총 두 번의 수능을 치렀고, 재수할 때는 수능에만 올인했었습니다. 또 빠르게 성적을 올리는 공부 보다는 천천히 기본기 다지기부터 시작해 실력을 끌어올리는 정통(?)의 공부를 고집했습니다. 따라서 제 수능 준비담은 수능 외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 많은 후배 여러분이 그대로 따르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다른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준비를 했었고, 그 결과가 좋았던 만큼, 제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만날지 모를 숫한 갈림길 앞에서 저의 경험이 여러분의 이정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번째 수능을 치를 당시 제가 목표했던 대학은 정시에서 ‘두 영역 3등급 이내’라는 최저 등급을 요구했고, 원서를 쓴 다른 대학들도 대부분 최저등급이 비슷하거나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제 실제 성적은 영어 한 과목만 턱걸이로 3등급을 받고 5등급 이하인 과목도 두 개나 있는 등.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거기다 고3이 되자마자 무슨 객기에 사로잡혔는지 공부를 놓아 버리고 놀기만 한 탓에 기초 학력은 있었을지 몰라도 수능에 데한 이해는 제로베이스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3년 준비할 것을 1년도 안 되는 시간동안 준비해서 이뤄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죠. 그것이 모두가 열심히 준비할 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였습니다.
며칠 동안 심란하게 고민한 끝에 독학 재수를 선택했고, 서울에 있는 모 독학재수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 학원은 원생들에게 매일 12시간(식사 시간 제외) 정도 자습 시간을 주고 원장님이 상주하시면서 가끔 학생들을 살피고, 질문과 상담을 받는 시스템이었어요. 그 곳에서 약 8개월 동안 독학으로 재수 생활을 하였고, 꾸준히 성적을 올린 끝에 국어, 영어, 사탐, 한국사 각각 1, 1, 2, 2등급을 받아 원하는 대학 원하던 전공으로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은 기본 개념 복습 정도만 했을 뿐 거의 공부하지 않아서 논외로 하겠습니다)
우선 모든 과목 공부는 수능기출플러스로 감을 잡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 문제당 10~15분씩 잡고 각 영역 기출플러스를 떼는데에 3~4주 정도로 계획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널널하게 계획을 짠 이유는 교재에 있는 해설지와 영단어, 개념 요약까지 소홀히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제가 특별히 약한 부분은 무엇인지 꼼꼼히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였습니다.기출플러스를 끝낸 후에는 연게교재는 교재당 최소 5회독, 그 외 비연계 교재나 보조교재는 최소 2회독을 하는 것을 장기 플랜으로 잡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교재든 처음 풀 때에는 앞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속도로 토시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각오로 풀었고, 복습하는 회차가 많아질수록 조금씩 속도를 붙여 공부해 나갔습니다. EBS에서 나온 교재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이얍 사이트에서 다운 받았고, 일부 보조교재를 실로암복지관과 성북복지관에 맡겨 점역을 의뢰했습니다. 고등학교 교재는 대학 교재에 비해서 제작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두 기관 모두 예상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점역을 해 주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어 영역은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웠고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던영역입니다. 특히 누구나 예외 없이 어려워하는 비문학 영역이 문제였습니다. 조언을 구하러 원장실을 찾아갔을 때, 원장님께서는 비문학은 많이 읽고 많이 푸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하시면서 분야와 어디에 나온 문제인지를 따지지 말고 구할 수 있는 문제는 다 풀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루 일과에서 비문학 영역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예하고 원장님이 말씀하신대로 사설학원 교재까지 점역해 가며 작정하고 덤벼드니, 예상했던 것보다도 독해력이 빠르게 늘어나서 저 자신에게 깜짝 놀랐었습니다. 하지만, 독해력에만 신경을 쓰면 안 되요. 적어도 국어 영역에서만큼은 실전에서 문제를 푸는 테크닉 연습이 절실합니다. 그것이 다른 영역보다 국어 영역이 공부하기 훨씬 까다로운 이유죠. 스크린리더와 점자 문제지를 어떻게 적절히 활용해 10초라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지를 궁리해 제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했습니다. 한번은 스크린리더로 지문을 읽어 보고, 또 한번은 점자로 읽어보고... 지문을 읽기 전에 스크린리더로 문제 먼저 읽은 후에 점자로 지문을 읽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가능한한 경우의 수를 모두 짜내서 더 빠르고 집중력 있게 문제 푸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고, 대략 6월부터 저만의 방식을 찾아 수능 E때까지 그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지면이 한정되어 있고 텍스트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어렵 기 때문에 아쉽게도 여기서 그 방법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국어영역에서는 기본기와 테크닉 모두에 똑같이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영어 영역은 결국 단어 싸움이라고 생각했기에 다른 것보다 단어에 집중했습니다. 모든 교재의 해설지나 각 파트별 마무리에는 주요 단어들만 따로 정리한 단어장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저는 그 단어장을 정답을 확인하면서 한번, 자기 전에 한번 보면서 오늘 푼 부분의 단어를 정리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워드스마트 4000’ 같은 단어장도 구해서 아침 공부 시작 전 워밍업으로 외우고, 식사 중 자투리 시간에 복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최소 200개 정도 외웠떤 것 같네요. 한편 ‘연계 교재 최소 4회독’ 플랜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영역이 바로 영어 영역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수특과 수완을 2회독 정도 끝낸 6평에서도 어디서 많이 본 지문과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9평에서부터는 문제만 확인하고 지문은 대충 읽고 넘겨도 연계된 문제를 거의 올킬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에서는 문제를 다 풀고 나니 10분쯤 남았을만큼 빨리 풀었는데도 ‘이번 시험은 대박이다!’ 라고 생각할 만큼 연계교재 중심의 공부의 효과는 강력했습니다. 결코 지문을 암기할 생각이 없었는데도 그랬습니다. 그만큼 영어영역의 체감 연계율은 대단했고, 수기를 쓰면서 조사를 해보니,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영어 공부할 때는 연계 교재가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을 여러분이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탐구 영역은 첫째도 개념, 둘째도 개념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개념 공부에 많이 집중했습니다. 제가 EBS에 의지하지 않고 거금을 들여 사설학원 강의에 의존한 영역이 바로 탐구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EBS 개념강의가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죠. 개념 강의를 들으면서 매번 졸던 생활을 반복하다 첫 스타트를 이렇게 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다른 기관 강의를 들어봤는데, 공통적으로 EBS 강의보다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여서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교재마다 단원별로 있는 개념 요약은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었습니다. 나중엔 아예 그 부분만 센스독서기로 녹음본을 따서 밥 먹으면서도 들을 정도였어요. 특히 탐구 영역에 경우에는 해설지에서도 얻어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개념 요약은 말 그대로 요약이기 때문에, 교재 곳곳에 숨겨진 사소한 힌트와 세부 개념까지 꼼꼼히 체크해야 함정이 빠지지 않아요.
또 수험생활에서 공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규칙적인 생활이겠죠? 그래서 학원에서 제시한 규칙 3가지를 여러분께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기상 시간은 철저히 지킬 것. 저는 언제나 7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8시까지 학원에 갔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옛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강조해 왔던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습관이니까 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공부는 학원에서 열심히 하고 집에 가서는 가능한 빨리 잘 것. 사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일찍 잔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험생활에서는 이것만큼 중요한 규칙도 없는 것 같아요. 수능 준비는 벼락치기로 며칠 밤새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면 잠을 보충하면 되는, 학교 시험 같은 공부가 아닙니다. 꾸준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성공하는 것이 수능 공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수면 시간이 부족해져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하루를 졸면서 보내게 되거나 체력적으로 지쳐버리면 정말로 모든 것이 엉켜 버립니다. 숙면은 100번 강조해도 아깝지 않으니 아무리 일분 일초가 아깝고 또 아무리 공부할 것이 많다고 해도 자는 시간만큼은 아까워 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셋째, 일요일에는 한 주 계획에 미달한 공부만 하고, 미달한 공부가 없다면 푹 쉴 것. 운동으로 비유하면, 수능 준비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마라톤에서는 선수들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 중간에 물이나 과자를 먹으면서 몇 분이라도 휴식을 취하죠. 몇분 빨리 도착하겠다고 무조건 쉼없이 달리도록 자신을 재촉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결국은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 나중에 오히려 뒤처지거나 목표지점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쓰러져 버릴테니까요. 수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아무 공부도 하지 않고 푹 쉬는 것이 공부의 효율성이 높이고 슬럼프를 예방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단, 그렇다고 못 했던 컴퓨터 게임을 한다거나, 보고 싶던 드라마를 실컷 보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말그대로 휴식을 해야 합니다. 저는 산책을 하거나, 평소에 좋아하던 음악을 듣거나, 가족들이랑 화목한 시간을 보내며 지냈습니다. 되돌아 보면, 일주일에 딱 하루 있었던 그 일요일의 행복이 9개월여의 길고 외로운 재수 생활에서 가장 큰 버팀목이었던 것 같네요.
제가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께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더 많지만, 언젠가 또 들려줄 기회가 있겠죠? 수험생활을 잘 마치고 원하던 바를 이룬 자랑스러운 여러분의 모습을 어서 만나고 싶습니다. 그 때를 고대하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파이팅!!!
등록일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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