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수기: 사회학과 13학번

정보 종류
교과학습
연락처
정보없음
홈페이지
http://eyefree.org
상세내용
'우리들의 공부하는 시간'에서 제공해주신 학습수기입니다.
아이프리-동호회-우리들의 공부하는 시간 으로 접속 가능합니다.


1. 기본사항
수능 응시년도: 2013학년도(2012년 11월 시행)

안녕하세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제가 응시한 년도는 2012년입니다. 당시에는 전맹의 경우 언어와 사회탐구영역에 한하여 성우의 목소리로 낭독된 카세트 테이프와 점자문제지가 주어졌으므로 음성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 사용이 가능한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학습법과 교재 및 기출문제 등을 파일로 구한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학습법은 편의상 과목별로 나누어 기술하겠습니다.

2. 학습법과 교재 및 기출문제 파일 마련
본격적으로 설명하기에 앞서, 저는 고3이 됨과 동시에 제가 가고자 하는 대학의 리스트를 뽑고 해당 대학에서 어느정도의 성적을 요구하는지 확인했습니다. 가령, 연세대는 수시로 넣을 경우 과목에 상관없이 수능에서 최저 2등급 2개 이상을, 고려대는 두 과목 평균 2등급 이상을 요구하는 식이었습니다.
제가 다닌 특수학교는 실업계, 즉 이료(안마/침술)와 음악을 가르칠 뿐 일반과목은 사회, 국어, 영어에 한하여 일주일에 한 시간만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야 했습니다. 특히 수리는 아예 가르치지 않아 응시 조건을 볼 때 최대한 수리를 포함하지 않는 대학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습니다.
아울러, 학교에서 이료와 음악교육이 마치는 17시 또는 18시경이 되어야 비로소 수능공부를 할 수 있었으므로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수시만을 마음에 둔 것은 아니었고, 정시를 기초로 하되, 수시로는 합격시 무조건 갈 대학에만 지원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6개 대학에 수시 원서를 넣을 수 있었는데, 저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외에는 수시 원서를 넣지 않았습니다.

가. 언어
저는 중도실명이어서 점자가 느린 편이고, 카세트 테이프로 본문을 듣는다 하더라도 테이프 특성상 읽고 싶은 곳을 빠르게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본문을 단 한번만 정확하게 읽자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푸는 기술이 아닌 글을 읽는 법을 가르치는 학원을 찾았습니다. 일주일에 1~2회 다니며 언어수업을 들었습니다. 교재파일은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시는 것이어서 매시간 제공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글을 읽는 법이란, 기본적으로 사고를 동반하는 해석을 말합니다. 단적인 예이지만, 접속사에 유의하면 뒤에 이어질 내용을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므로, 따라서, 그리하여 등은 앞에 서술된 내용보다 뒤에 이어질 내용이 중요함을 상징하는 일종의 표시입니다. 다른 예로는 지시어가 있습니다. 이처럼, 이 같은, 이와 같이 등은 앞의 것과 뒤의 것이 동일한 개념 또는 의미임을 나타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접속사와 지시어에서 한번 멈추고 사고하는 독해와 그렇지 않은 독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학원에서 배운 독해법에 기초하여 매일 이얍사이트(현재는 에듀에이블로 변경)에 올라오는 EBS 문제집을 받아 비문학과 문학지문으로 나누어 꼼꼼하게 3지문씩 풀었습니다. 문제집 종류는 크게 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글의 주제나 수준이 다소 수능 지문에 미치지 못하는 것들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수능지문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의 기준은, 글의 길이가 너무 짧거나 평이한 주제이거나 구조가 간단하고 첫 문단만 읽어도 전체 구조가 손쉽게 읽히는 것 등을 의미합니다. 1시간 또는 2시간처럼 일정한 공부시간을 정하지는 않았고 양보다는 질적인 공부를 하고자 했습니다.특히 경제와 과학 지문이 익숙하지 않아 해당 지문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제가 학원을 다닌 시기는 고2~3때였고 고3 초중반쯤 그만두었습니다. 총 다닌 기간을 치자면 10개월 정도 될 것입니다.
나. 외국어(영어)
문법은 한일의 ‘한국에서 유일한 기초영문법’, 로즈리의 ‘내 손으로 만드는 영문법’ 및 ‘369 구조어법끝’ 강의를 인터넷으로 들었습니다. 교재를 따로 받지는 못했으나 꼼꼼하게 필기를 하였고, 문제는 이얍사이트에서 EBS 문법 관련한 문제집을 받아 매일 3~4문제씩 풀었습니다. 새로운 문제집을 풀기보다는 하나의 문제집을 여러번 읽으며 수능에 자주 출제되는 어법 문제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때 다져놓은 어법 실력으로 토익이나 텝스도 대비가 될 만큼 로즈리 수업은 최고였습니다.
독해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점자가 느렸기 때문에 최대한 사고력을 사용하여 매일 6지문씩 풀었습니다. 다만, 문제를 풀 때는 물론, 같은 지문을 2~3회 읽을 때까지는 모르는 단어의 뜻을 찾지 않았습니다. 여러번 읽고서도 문맥상 파악이 되지 않을 때 사전을 찾았습니다. 어차피 수능에서 전부 아는 단어만 나오지 않을 것이므로 그런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듣기에는 특별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다만 독해에서 사용되는 단어와 듣기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상이한바 문제를 풀며 단어 암기에 힘썼습니다. 이따금씩은 스카이프로 외국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며 말하고 듣는 실력을 점검했습니다.
영단어는 하루에 50개에서 60개 정도를 외우다가 나중에는 독해 지문의 양을 늘려가며 모르는 단어만 체크하여 외웠습니다. 외워지지 않는 단어는 종이를 잘라 단어카드장을 만들어 들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확인했습니다.
다. 사회탐구
저는 사회문화, 윤리, 정치를 선택했고 세 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하여 평균을 내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주로는 사회문화와 윤리를 공부했습니다.
두 과목 모두 스카이에듀의 이현선생님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했습니다. 보통 사회탐구를 늦게 시작하는 편이지만 당시 저는 하루에 공부할 시간이 매우 적어서 고3을 시작함과 동시에 사회탐구 인강을 끊었습니다.
문제는 교재파일이었는데, 처음에는 스카이에듀측에 이현선생님 연락처를 받을 수 있냐고 문의하였으나,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는 응답에 제 사정을 자세히 적어 이 내용만이라도 선생님께 전달해달라고 하였습니다. 며칠 후 기적처럼 파일을 제공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현선생님이 당시 스카이에듀 원장이셨는데, 제 메일을 받고 온 직원이 달려들어 교재를 타이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파일이 무려 일주일만에 제공되었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선생님께 찾아가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지금은 스카이에듀를 다른 분이 운영중이시지만 선생님과는 종종 메일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스카이에듀마저 파일제공을 거부할시 공부를 포기하려 했습니다. 고1~2학년을 거치며 수많은 교육사이트와 강사님들에게 교재파일 제공을 요청하고 거절당했기 때문에 상당히 지쳐 있었습니다.
이현선생님이 제공해주신 교재와 EBS 문제집을 매일 풀었고, 문제의 수는 특별히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다른 과목보다는 지문의 길이가 짧고 간단해서였습니다.
다만, 강의를 들으며 해당 진도에 맞는 문제를 반드시 함께 풀 것을 추천합니다. 혹은 필기를 꼼꼼하게 해뒀다가 문제를 풀며 적용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아무리 개념을 완벽하게 익히고 있다 하더라도 막상 문제로 출제되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왕이면 해당 강의에 맞는 연습문제를 그때그때 푸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정치는 강의를 듣지 않고 문제집을 푸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라. 수리
수리는 거의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충분히 가르쳐주지 않았거니와 인터넷강의로는 혼자 학습하기 어려웠고, 설령 학습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언어, 외국어, 사회탐구에 더해 수리까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17~18시에 학교가 마치고 나면,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한다 쳐도 모든 과목을 공부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실제로 고3 내내 하루에 3~4시간 정도만 자며 버틴 것 같습니다.

위에서 기술한 학습은 대략 고3 6~7월경 마무리 했습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어차피 수능완성과 같은 교재는 너무 늦게 올라와 제때 풀고 익힐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7월부터는 그간 치루어진 수능 모의고사와 본고사 기출문제를 전부 구해서 문제집은 점자로 프린트를 하고, 성우가 낭독한 파일을 구하여 카세트테이프에 일일이 녹음한 후 실제 수능과 동일한 시간을 재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1~2일에 한 회 또는 두 회 분량을 풀었고, 틀린 것들을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푸니 10월 말쯤에는 더 이상 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는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 기존에 풀었던 수능 본고사 문제를 반복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수능을 기다렸습니다. 무엇보다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수능은 암기 위주의 시험이 아닙니다. 물론 영단어, 수학공식, 사회탐구 영역에서의 여러 이론과 개념 등을 외워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고력을 확인하는 형태의 시험입니다. 따라서 막판에는 필기노트와 그간 풀었던 기출문제 정도를 가볍게 반복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새로 문제집을 풀었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거나 개념이 나오면 이번 생은 망했구나 하는 생각에 흔들리기 쉽상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거두었고, 내신, 자기소개서, 최저등급 등을 충족하여 유일하게 지원한 연세대학교에 수시로 합격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간이 참 컸구나 싶습니다.

제 수기가 조금이나마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공부하며 외롭고 힘든 순간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교재파일을 구하지 못하거나 학원에서 수강을 거절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는 등, 그 가운데서 억울함과 원망의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여러분이 갖고 계신 문제를 저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다만, 먼저 외롭고, 힘들어본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두 손 모아 지지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때는 더 힘들었다거나 지금은 나아진 거라는 의미없는 말 대신 어떤 방식으로건 여러분이 짊어진 문제, 특히 교육받는 과정에서 겪는 차별과 어려움에 대해, 그 짐을 나눠질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여러분도 힘들겠지만 씩씩하게 길을 찾고, 문을 두드리시면 좋겠습니다. 문이 없다면, 함께 문을 만들면 됩니다. 사회에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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