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수기: 정치외교학과 16학번

정보 종류
교과학습
연락처
정보없음
홈페이지
http://eyefree.org
상세내용
'우리들의 공부하는 시간'에서 제공해주신 학습수기입니다.
아이프리-동호회-우리들의 공부하는 시간 으로 접속 가능합니다.


1. 수능 응시 년도: 2016학년도 수능 응시(2015년 11월 실시)
2. 응시매체: 점자 문제지, 스크린리더 설치 컴퓨터 및 수학 필산 전용 점자정보단말기 사용
3. 주된 학습메체: EBS 및 5개년도 평가원 기출문제

<본문>
안녕하세요, 2015년도에 수능을 본 학생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제 경험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공부 방법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제 경험을 공유합니다. 본격적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전맹이고, 국어, 영어, 수학, 생활과윤리, 법과정치 과목을 응시했으며, 점자와 스크린리더로 공부했음을 밝힙니다. 편의 상 공부법을 1월부터 11월까지 시간 흐름대로 작성하겠습니다.

1. 1~2월
본격적인 수험생활이 시작되는 1월이 되면 EBS에 수능개념과 수능기출플러스 강의가 오픈됩니다. 저는 주로 사회탐구 과목을 EBS 인강으로 들었습니다. 수능개념과 수능기출플러스는 EBS에서 공식적으로 교재를 출간하지는 않습니다. 각 강사가 자신이 직접 만든 책으로 강의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 1단원은 pdf 파일을 올려주고, 그 이후 내용은 직접 사서 보라고 이야기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때, EBS 강의 후기 게시판 등을 통해 강사에게 본인이 시각장애인임을 밝히고 교재 파일을 요청하면 강사에 따라 교재를 메일로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내가 시각장애인이니 교재 파일을 당연히 당신이 보내주어야 한다’ 식의 서술보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을 쓰시면 교재 파일을 받을 확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교재를 파일로 받건 받지 않건, 강의를 들으면서 강의 내용을 직접 타이핑으로 필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필기 자료를 정리해서 저만의 개념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필기를 하면 강의를 들으면서 졸지 않게 되고, 이는 곧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2. 3~5월
3월이 되면 정식으로 EBS에서 연계교재인 수능특강이 나옵니다. 수능특강이 서점에 나오면 강사들이 수능특강 강의를 오픈합니다. 제가 공부하던 2015년에는 EBS 연계교재를 점역하는 곳이 국립특수교육원이었습니다. 서점에 수능특강이 나오자마자 국특원에 전화를 해서 빠른 점역을 요청함과 동시에 완성본이 아니어도 좋으니 챕터별로 점역이 완료되는 대로 받아볼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그리고 점역자료를 기다리며 EBSI 홈페이지에 공개된 수능특강 pdf 파일을 다운받아 급한대로 지문이라도 읽으며 인터넷강의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수능특강 부분제작 자료를 받아볼 수 있게 되어 3월 중순부터 수특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국어는 교재에 나오는 문학 작품을 일일이 정리해서 파일로 만들었습니다. 비문학 지문과 영어 지문은 한 번 읽을 때 최대한 내용 흐름을 이해해서 문제풀이할 때 지문에서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연습했습니다. 이 밖에 모든 과목 문제풀이를 할 때에는 정답이 정답인 이유와 오답이 오답인 이유를 정리하고 틀린 문제의 코드번호를 엑셀에 정리해서 나중에 틀린 문제만 따로 확인했습니다. 이 방법은 사회탐구 영역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영어 내신이 수능특강 지문 200개에서 출제되어 영어 과목에 한해서는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 공부법 중 단어 외우는 방법에 팁이 있다면, 점자 노트를 활용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수능특강 단어장을 보며 처음 보는 단어를 점자 공책에 영어와 뜻을 옮겨 적습니다. 이 때 점자는 한 페이지만 적습니다. 이러면 보통 20~30개 정도의 영단어를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과 같은 자투리 시간에 공책을 꺼내서 영어 부분만 읽고 단어를 생각해낼 수 있으면 손톱으로 한글 뜻을 지웁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그 페이지의 한글 뜻을 읽고 영어를 생각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한글을 보고 영어를 생각해내지 못하면 다음날 단어 페이지에 그 단어를 우선 적습니다.
4월이 되면 EBS에서 인터넷수능 교재가 나옵니다. 2014년까지는 인터넷수능도 연계교재에 속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희 수능부터 인터넷수능이 연계교재에서 빠져서 인터넷수능을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3. 6~8월
6월이 되면 첫 평가원 모의시험이 있습니다. 공부할 때 국어와 영어 영역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지문 읽기 방법이 시험장에서 허락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6월 중순이 되면 두 번째 연계교재인 수능완성이 나옵니다.
전체적인 수능완성 공부방법은 수능특강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교재를 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부터 밥 먹을 때와 잠잘 때 사탐 개념 강의를 켜 두었습니다. 그리고 7월과 8월에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시간을 많이 하례했습니다.

4. 9월
9월 초에 평가원 모의시험을 한 번 더 보고 수시 원서접수를 합니다. 원서 접수는 수능 6교시가 원서영역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중요합니다. 저는 수시 6장을 붙었을 때 다닐 것 같은 학교에만 냈습니다. 그리고 특수교육대상자 전형만 고집하지도 않았습니다. 일반전형 중에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전형이 있으면 지원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시 접수가 마무리 되면 다시 수능 공부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수능완성을 모두 푼 다음부터는 평가원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2011년부터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 11월 대수능을 합치면 약 14개의 모의고사가 됩니다. 그 전에도 공부하는 도중 주말에 모의고사를 풀긴 했지만 9월부터는 최대한 실제 시험 시간과 같은 패턴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평가원 기출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기출문제 자료실에서 pdf 파일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5. 10월
10월 초에 EBS의 7030 파이널 실전 모의고사 교재가 점역자료로 공개되었습니다. 7030 실전 모의고사의 실제 출판일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9월 말 10월 초 즈음에 점역자료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10월 중순에는 봉투형 모의고사를 점역자료로 받았습니다.
아침 8시 10분에 학교에 가서 7030 실전 모의고사와 봉투형 모의고사를 최대한 실제 수능과 같은 시간에 맞춰서 풀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그 해에 국립 특수교육원에서 제작해 주신 점역 교재 중에 제가 응시하는 과목은 전부 다 풀었습니다.
평가원 기출문제를 풀 때 점자 문제지가 있으면 더 좋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이 아직 고3이 아니라면, 고3 선배들로부터 모의고사 시험지를 받아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전략과목 선생님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6. 글을 마치며
1년동안 공부하며 만든 개념노트, 오답노트, 교재파일 등을 저장해 놓은 폴더 용량이 수 기가바이트에 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능이 끝나고 그 폴더를 노트북에서 삭제할 때 기분은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습니다. 인생에서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1년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것이라서 아쉬운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비장애인 학생들은 1년동안 공부한 책을 모아놓고 불태운다는데, 그들도 라이터에 불을 붙일 때 제가 딜리트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심정이었을까요? 오래된 일을 기록하느라 글이 다소 두서 없지만, 이 글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시각장애인 후배님들이 의지를 다지는 데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등록일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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